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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 먹고

함부르크 맛집 :: 중국식 국수를 파는 BATU Noodle Society

by Hyedy 2023. 10. 14.

예전부터 가고 싶었던 식당을 드디어 며칠 전에 다녀왔다. 친구가 맛있어 보인다고 같이 가자고 했는데 친구가 한국으로 가버려서 못 가고 잊고 있다가 갑자기 생각이 나서 다녀왔다. 사진만 봤을 때는 맛있어 보였지만 개업한 지 얼마 안 됐는지 후기가 별로 없어서 큰 기대는 안 하고 갔다.


📍 BATU Noodle Society

https://maps.app.goo.gl/Rga6vdKuFwwCPTs58?g_st=ic

BATU Noodle Society 竹龟 · 4.4★(159) · Chinese noodle restaurant

Eimsbütteler Str. 1/2. OG, 22769 Hamburg

maps.google.com


Sternschanze역이나 Schlump역에 내려서 조금 걸어가면 나오는데 지난번에 갔던 타쿠미 라멘집이랑 가깝다. 구글맵에 식당은 여기라고 나오는데 식당으로 보이는 게 없어서 뭐지 하고 있는데 가판대가 있었다.




여기가 바로 그 입구… 오잉… 한국이랑 다르게 독일은 웬만한 식당은 다 땅층에 있고 위층은 대부분 주거 공간으로 쓰인다. 식당 자체가 여러 층으로 된 거 아닌 이상 층을 이렇게 올라가야 하는 식당은 잘 못 봐서 너무 신기했다. 되게 신기하다… 뭐 이런 곳에 식당이 다 있지? 한국 술집 같다 이러면서 몇 층을 올라가니 식당이 나왔다.





헉 이게 뭐야!! 내부를 보고 깜짝 놀랐다. 베를린에서 비슷한 중국 국수를 파는 식당에 간 적이 있는데 임비스 같은 곳이었다. 그래서 여기도 그럴 줄 줄 알았는데 이 각 잡고 꾸민 인테리어는 뭐지???? 진짜 예상치 못 했다.





윗부분만 보면 유가든인데 또 테이블이랑 의자는 심플… 여기 뭐지?





메뉴판은 기다릴 거 없이 바로 테이블에 놓여있다. 메인 메뉴 면 요리는 4종류 밖에 없다. 거기다 그중에 2개는 비건이라서 선택지가 그렇게 많지 않았다. 메뉴판을 보고 뭐 먹을지 얘기하고 있었는데 직원이 왔다.

👤: 주문할랭? 독일어가 편해 영어가 편해? 내가 한국어는 못 하거든ㅋㅋ
👩🏻: 엥!! 영어가 편하긴 한데 우리 한국인인 줄 어떻게 알았어??
👤: 일단 예약자 성이 Kim이라서 살짝 의심했고 너네 말하는 거 들으면서 몇 개 단어 한국어인 거 알았어ㅋㅋㅋㅋ
👩🏻: 우왕 신기하다ㅋㅋㅋ
👤: 우리 메뉴에 안 적힌 스페셜 메뉴도 있거든? 이베리코 볼로네제랑 새우만두랑 새우 완탕이랑 어쩌고 저쩌고
👩🏻: 우리 그럼 이베리코 볼로네제랑, 새우만두랑, 진저 비프 시킬게
👤: (한국어로) 감사합니다~
👩🏻: ㅋㅋㅋㅋㅋㅋ

아주 친절한 직원이라서 음식을 먹기 전부터 기분이 좋았다.  




로고가 이렇게 너무 귀여워서 작고 귀여운 임비스일 줄 알았는데 이렇게 작정한 곳이라니. 뭔가 퓨전 아시안 식당?





갑자기 직원이 뭘 가져다주길래 웰컴 드링크인 줄 알았는데 냉국이랬다;;; 냉국??? 이런 잔에???? 마셔보니까 아주 신기한 맛이었다. 딱 오이냉국? 아니면 냉면 육수 같은 거에다가 셀러리를 더한 맛? 처음에 이 이질적인 맛은 뭐지 했는데 셀러리였다! 셀러리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이 정도까지는 딱 괜찮았다. 냉국을 한 잔 하고 나니까 상큼한 게 입맛이 확 돌았다.





애피타이저로 시킨 새우만두가 먼저 나올 줄 알았는데 우리가 다 나눠먹을 거라고 해서 그런지 세 가지 음식이 한꺼번에 다 나왔다.





Stewed ginger beef noodles

메뉴판에 고수가 들어간다고 적혀있길래 고수는 따로 달라고 했다. 가게가 전반적으로 어두워서 사진에는 잘 안 나왔는데 고기도 엄청 많았고 맛있었다. 위에서 말한 베를린 식당보다 여기가 더 맛있다. 면이 두꺼운 칼국수처럼 완전 꼬들꼬들하다. 같이 간 친구는 우동면처럼 쫄깃한 걸 좋아해서 취향이 아니라고 했지만 나는 이런 꼬득한 식감을 좋아해서 완전 취향 저격이었다. 고기도 면도 너무 맛있었지만 살짝 끝맛에 그 동남아 음식의 상큼한 맛이 났다. 생강 때문인가? 뭔가 라임 같은 걸 뿌린 맛이어서 이 끝맛이 약간 생소했다.




Iberico bolognese noodles

이베리코 볼로네제는 뭔가 그저 그랬다. 이베리코 어쩌고라고 하지만 토마토 맛이 워낙 강한 볼로네제에서는 딱히 별 차이를 느낄 수 없었다. 일반 볼로네제에 면만 라멘면으로 바꾼 음식정도? 물론 맛있게 먹긴 했지만 다음에 가면 얘는 안 시킬 거다. 그리고 얘도 위에 요리랑 똑같이 끝에 그 상큼한 맛이 났다. 이 맛만 없으면 한국인 입맛에 딱 맞을 텐데.





완전 기대 이상이었던 새우만두. 새우는 뭔들 다 맛있지 하고 시켰는데 웬걸 허브 소스에 연어알이 올라간 새우만두가 나왔다. 보통 중식당에서 새우만두를 시키면 찜기에 쪄가지고 그 채로 서빙을 해서 완전 뜨겁고 쫄깃한 새우만두인데 여기는 완전 다른 느낌이다. 미지근한 새우만두 위에 약간 파슬리 소스 같은 거랑 연어알이 올라가 있었는데 그 조합이 너무 잘 어울렸다. 어떻게 이 조합을 생각했지? 새우만두 역시 탱글 했는데 다른 중식당의 그 쫄깃한 느낌은 아니고 한국 새우만두 느낌? 아무튼 신기했다.


💶 메인 2, 전식 1, 물 1병 해서 총 55유로 정도 나왔고 팁 포함해서 60유로 냈다.
👍 새우만두는 기대 이상으로 맛있었고 진저 비프 누들도 무난하게 맛있다. 생긴 지 얼마 안 된 식당이라 그런지 깔끔하고 직원들도 친절하다.
👎 메인 음식에서 끝에 그 시큼한 맛이 나는 게 조금 불호였고 의도한 건진 모르겠지만 주문한 음식 모두 미지근하게 서빙이 되었다. 볼로네제는 너무 무난한 맛이라서 비추.

➡️ 진짜 너무 맛있다 이건 아니지만 전반적으로 깔끔하고 무난한 식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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