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ne에게 가장 좋아하는 아침 음식을 꼽으라면 두말할 것 없이 Mett을 꼽는다. 평일엔 아침을 잘 먹지 않아서 토요일만 되면 Mett을 아침으로 먹으려고 슈퍼에 간다. Mett은 돼지고기를 간 것인데 빵에 버터를 바르고 Mett을 올려 소금과 후추를 뿌리고 양파를 얹으면 Mettbrötchen이 된다. Mett은 독일 사람들 중에서도 호불호가 갈리는 음식으로 회사에 한 번 누가 가져왔을 때 안 먹는 사람이 꽤 있었다. 생고기를 먹는데 거부감을 가진 사람도 있고 좋아하지만 임신 중이라 못 먹기도 하고 그랬다. Mett은 독일에선 아주 흔한 음식이지만 유럽 내 다른 나라에서는 보기 힘든 독일에서만 먹는 음식이라고 한다.
Mett은 회사에서도 가끔 먹었는데 수요일인 Mittwoch에 Mettwoch라며 Mett을 들고 오기도 하고 이번 달에는 우리 팀이 Company Breakfast을 준비하게 되었는데 Mettigel을 하자는 말이 나왔다. Mettigel은 Mett + Igel(고슴도치) 합성어로 Mett으로 고슴도치를 만드는 거다. 누가 시작했는진 모르겠지만 흔한 파티 푸드라고 한다.
빨간 눈과..공격적인 가시가 인상 깊었던 우리의 Mettigel. 사진 찍어서 Arne에게 보여줬더니 자기가 본 Mettigel 중에 제일 못 생겼다고 했다. "나는 Mettigel은 다 이렇게 생긴 줄 알았는데? 괜찮은 Mettigel도 있어?" 했더니 Arne가 밑에 있는 사진을 보내줬다.
너무 귀엽자나!!! 아기 Mettigel이다. 프레첼 스틱 대신 양파를 올리고 빨간 눈 대신 동그란 통후추를 올렸다. 똑같은 Mettigel인데 좀 더 조그맣게 만들고 재료만 조금 바꿨더니 이렇게 귀여워지다니. 딱 빵에 올리면 좋을 사이즈에 양파도 미리 올려져 있어서 먹기도 좋다. 이 정도면 파티 푸드로 인정한다.
Arne가 처음에 먹어보라고 했을 때만해도 생고기라 좀 꺼려졌는데 나도 이제 잘 먹는다. 찾아보니 돼지고기 다 익혀먹어야 한다는 것도 70년대 이야기*라고 한다. 매번 아침에 정육점에서 가져온 신선한 고기로만 해먹기도 하고 나는 임산부나 어린아이도 아니니 맘 놓고 먹기로 했다. 버터랑 돼지고기 육회에 소금, 후추, 양파만 올린 건데 왜 이렇게 맛있는지. 독일 베이커리에서 흔하게 파니까 독일에 왔다면 한 번 도전해보길 추천한다. 보기보다 맛있다.
*관련 자료
한국에선 돼지고기는 바짝 익혀 먹어야한다는 인식이 뿌리 깊다. 심지어 고기를 굽는 데 쓴 젓가락으로는 다른 음식을 집어 먹어서도 안 된다는 속설까지 있다. 기생충인 갈고리촌충과 그 유충인 유구낭미충, 섬모충 감염을 우려한 탓이다.
특히 성충인 갈고리촌충은 한자리에 있지만 유충인 유구낭미충은 사람 몸 안에서 돌아다닌다. 피부뿐만 아니라 뇌로도 가는데, 뇌에선 간질 발작의 원인이 된다. 이런 위험천만한 기생충들은 77도 이상의 불에 가열해야 죽기 때문에 익혀먹는 건 상식이었다.
의학계나 축산업계는 돼지에 더이상 인분을 먹이지 않는 요즘엔 감염 우려가 없다는 의견이 많다.‘기생충 박사’로도 잘 알려진 단국대 의대 서민 교수는 “지금 유구낭미충은 박멸됐다. 1960,70년대만 해도 인분을 돼지사료로 썼지만 80년대 들어서 사육시스템이 바뀌었다. 1990년을 마지막으로 갈고리촌충의 유충을 보유한 돼지가 발견된 적이 없다”고 말한다.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society/health/707004.html#csidxf064939b227b154848651ce1e037b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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