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오기 전에 마라탕을 진짜 많이 먹었다. 그때 한참 유행하기도 했고 넣고 싶은 재료를 마음대로 골라서 넣을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담다 보면 가격이 많이 나온다고 하지만 조금씩 여러 개 담았기 때문에 항상 가격도 5-6천 원 사이로만 나와서 혼자 가볍게 먹기 딱이었다. 독일에 온 이후로는 마라탕을 한 번도 못 먹었다. 중국 음식점은 많이 갔지만 마라탕보다는 다른 볶음류의 요리들을 많이 먹었고 마라탕을 시켜도 훠궈처럼 나와서 한국식 마라탕 맛이 나지 않을 것 같았다.
어느 날 마라탕이 먹고 싶어서 찾아보다가 한국 사람들이 하이디라오 소스로 집에서 한국식 마라탕을 해 먹는 걸 봤다. 곰탕 국물에다가 소스를 넣고 이런저런 소스들을 넣으면 된대서 한국에서 사골국물 코인도 사 왔겠다 바로 마라탕 소스를 사 왔다. 아시아 마트를 가니까 소스가 엄청 많길래 고민하다가 작은 소스를 하나 사 왔는데 뭘 사 왔는지 사진을 찍어놓지 않을걸 두고두고 후회 중이다.
마라탕 소스는 사놓은지 좀 됐는데 냄새가 강하다 보니 동거인이 집을 비운날 요리하고 싶어 미루고 미루다가 몇 달째 보관만 하고 있었다. 그러다 얼마 전 중국 음식을 좋아하는 친구 집에서 같이 유발면을 해 먹기로 했는데 사이드로 무슨 요리를 할지 얘기하다 마라샹궈가 떠올랐다. 마침 집에 사놓은 새우도 있고 몇 달 전에 사서 고이 모셔둔 마라탕 소스도 있겠다 아주 딱이었다. 마라탕 소스를 사긴 했지만 어차피 거기서 거기일 것 같아서 그냥 그걸로 마라샹궈를 했는데 웬걸 진짜 너무 맛있었다.
한국에서 마라샹궈도 먹어봤지만 너무 마라향이 강해서 마라탕만 주구장창 먹었는데 이날은 고기가 많이 들어가서 그런지 향도 적당하고 너무 맛있어서 감탄하면서 먹었다. 내 입맛이 변한 건지 너무 맛있게 먹어서 다음날에도 계속 마라샹궈 생각뿐이었다. 계속 마라샹궈 생각을 하다가 주말 포틀럭 파티에 원래 떡볶이랑 순대를 하기로 했는데 마라샹궈로 메뉴를 바꿨다. 마라 중독으로 어쩔 수 없었다. 현재 친구들도 다 중독!
포틀럭 파티 때 마라샹궈를 또 해먹고 싶어서 맨 처음에 샀던 조그만 마라탕소스를 사러 갔는데 웬걸 소스 코너가 텅텅 비어서 큰 소스들 밖에 없었다. 당황스러웠지만 거기서 거기겠지 싶어서 이번엔 마라샹궈 소스를 사서 만들었는데 친구집에서 먹던 그 맛이 안 났다 😭 대체 뭔데!
소스가 문제였나 싶어서 월요일이 되기만을 기다렸다가 바로 고아시아에 다녀왔다.
큰 소스 작은 소스가 있는데 분명히 맨 처음에 샀던 소스는 작은거다. 고아시아에 작은 소스는 두 개뿐이었다. Spicy Flavor Hot Pot Seasoning 이랑 Tomato Flavor Hot Pot Seasoning. 하… 또 이게 맞는 소스인지 엄청 고민했다. 그때 썼던 소스가 뭔지 기억이 안 나 🥹 왜 고민하냐면 무슨 소스들 다 똑같아 보이는데 두번째에 다른 소스로 했다가 너무 다른 맛이 나가지고 이번에는 제대로 된 소스를 사고 싶었다. 이름도 비슷비슷하고 너무 헷갈리게 생겼다. Spicy Flavor Hot Pot이 있고 그냥 Spicy Hot Pot이 있고 Basic Stir Fry Sauce가 내가 두 번째 요리할 때 쓴 건데 그건 또 다른 맛이고 아무튼 중국인도 아니다 보니 뭐가 뭔지 모르겠더라.
그래도 작은 소스가 두 개뿐인데 하나는 토마토니까 이거 하나겠지 싶어서 4개나 샀다. 아니면 안 돼.. 맞겠지? 제발 🥹
연근 발견! 3유로에 득템 했다. 한국에서는 거들떠보지도 않던 재료들인데 독일에선 왜 이렇게 먹고 싶은 거야
신기한 게 새로 나왔길래 안 샀지만 찍어봤다.
우동이랑 라멘면은 이전에도 봤는데 소바가 생면으로 나왔길래 신기해서 한 번 사봤다. 맛있을까?
숙주 저 한 봉지가 1유로도 안 하더라. 마라샹궈 재료 한가득 담고 컵라면도 담았다. 원래 신라면 작은 컵만 먹는데 이번엔 작은 컵 하나 큰 컵 하나 이렇게 샀다. 큰 컵도 작은 컵만큼 맛있으려나? 육개장은 맛이 다르다고 하던데. 신라면도 다른 거 아니야?
지나가다가 고추기름 세일하길래 이것도 바로 담았지. 왠지 마라샹궈할 때 이걸로 하면 더 맛있을 거 같은 느낌에 안 살 수가 없었다.
신라면이 없었다면 누가 봐도 중국인 쇼핑 리스트 😂 작은 소스랑 똑같은 이름인데 큰 버전이 있길래 하나 같이 사봤다.
신라면 큰 컵이 3유로나 하다니. 계산하고 나서 알았다. 작은 컵도 거의 2유로라니 완전 비싸넴… 친구가 학생이라 5% 할인받아서 1유로 아꼈다.
고아시아 나가는 길에 이거 마라롱샤 아니야?!?!?!! 하면서 후다닥 찍었다. 아니 무슨 소스가 이렇게 많아? 다 그냥 기름에 마라 넣은 건데 이름만 바꿔서 파는 거 아니야?
집에 와서 후다닥 해먹은 마라샹궈! 원래 시간이 없어서 납작 당면이랑 푸주는 안 넣어 먹으려고 했는데 친구가 뜨거운 물에 불리면 금방 된대서 넣었는데 진짜 넣길 잘했다. 연근, 푸주, 납작 당면이 제일 베스트!! 나머지는 그냥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 이날은 고기를 안 넣고 하긴 했는데 먹을만했지만 뭔가 부족한 느낌이 났다. 다음엔 고기를 넣고 해 봐야지. 하나만 샀던 큰 소스를 넣었는데… 첫 번째로 먹었던 그 맛이 전혀 나지 않았다. 대체 뭘까 😭 첫 번째로 먹었을 때 진짜 너무 맛있었는데 소스 양의 문제인가? 내가 소스를 너무 많이 넣어서? 아님 고기를 안 넣어서? 그래도 작은 소스들이 있으니까 아직 희망은 있다. 첫 번째 마라샹궈의 맛을 향해서 계속 도전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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